11. [허]
평일 아침 일찍 단골 카페에 갈 때면 미처 손님이 차지 않아 혼자 있을 때가 종종 있었어요. 블라인드 사이를 뚫고 내리쬐는 햇빛이 아무도 없는 카페 공간을 비추면 따사롭지만 뭔가 외롭고 허했던 기분이 동시에 들었어요.
근래에 인상 깊게 봤던 넷플릭스 미드, 평소 좋아하는 뮤지션인 콜드의 새로운 앨범 그리고 생일을 맞아느꼈던 마음들이 카페에서 느꼈던 그 기분과 묘하게 닮아 있었고 그렇게 느꼈던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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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앨범인 Love Part 2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도’, ‘정리' 세 곡을 들었는데요. 그림에서 의도하고자 했던 분위기가 음악과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은 꼭 음악과 함께 그림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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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에스키스 해두었던 뷰를 그림에 그대로 옮겼던만큼 그림 속 공간은 카페 내부와 닮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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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식(자세)으로 허한 마음을 달래는 사람들 위로 햇빛이 뒤덮은 모습이에요. 햇빛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그림자보다는 햇빛이 드리운 부분만 강하게 표현했는데요. 한가득 들어온 햇살이 사람들과 자잘한 장식요소 하나 없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공허하기만한 기운을 조금이나마 따스하게 눌러줬으면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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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던 넷플릭스 미드는 스티븐 연이 주연이기도 한 '성난 사람들(비프)’인데요. 늘 분노에 섞인 대화만 오가던 두 주인공이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장면이 있었어요. 나오미의 집을 찾아간 대니가 “You’re fulfilled?"(충만해졌어?)라며 나오미에게 물어요. 그러자 나오미는 무슨 상관이냐며 “Everything fades, Nothing Lasts.”(영원한 건 없어, 모든 건 희미해져.) 라고 대답했던 장면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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